시험기간 중앙도서관은 항상 학우들로 붐비기 마련인데요.
이번 중간고사 기간에도 도서관의 불은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았습니다.
이미 해가 진 오후 7~8시를 지나 도서관을 찾아오는 학우들도 많았는데요.
이를 지켜보다 문득 흥미로운 광경을 발견했습니다.
세종관으로 올라가는 도로 바깥의 수풀과 나무 사이로
학생들이 갑자기 나타나는 모습이었습니다.
- 길 바깥쪽에 나있는 샛길로 등교 중인 한 학우 -
- 다음날 오전에 찾아간 샛길의 모습 -
- 바로 이 곳에 복정동까지 연결되있는 샛길이 있다 -
어두운 밤
길 아닌 길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학우들을 뒤이어 올라온
한 사회체육학과 남자 학생을 만날 수 있었는데요.
늦은 밤 샛길을 이용하는 이유에 대해 묻자
"여기(중앙도서관)에선 복정동 쪽으로 (오)가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며
세종관에 다니는 인문대생이나 자신과 같은 생과대생, 중도에서 공부하는 학생들은
이 길을 주로 이용하는 편이라고 이야기 해줬습니다.
하지만 샛길 입구엔 '치안 사각지대'라는 푯말이 꼳혀있었고
직접 샛길을 따라 걸어본 결과, 경사가 있으며 길이 좁아 다소 위험해 보였는데요.
- 위에서 바라본 샛길의 모습 -
- 한 사람 정도가 지나다닐 수 있는 샛길 -
- 밑에서 바라본 샛길, 음지였지만 작은 전등조차 없었다 -
학교 시설관리팀 직원 말에 따르면,
"(이 지역은) 2~3년 전에 인문대 여학생이 흉기에 자상을 입은 사건이 있었다"며
사건 이후 샛길 입구에 '치안 사각지대' 푯말을 설치했고,
CCTV와 가로등을 놓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푯말에는 우범지역에 대한 '통행금지'가 아니라
'가급적' 통행을 '자제'해 달라는 말만 적혀있었고,
확인해본 결과 저녁에는 가로등 불도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 한 사회복지학과 학우는 "못 들어오게 제지하지 않는 한, 이런 푯말들로는 (우범지역에 대한) 큰 경각심을 못느낀다고 본다"고 말했다 -
- 입구 언덕에 설치되있는 한 개의 가로등, 한 대의 CCTV -
- '(샛길 가로등) 불이 들어오지 않는데, CCTV로는 현장이 보이냐'는 질문에 시설관리팀은 "밤에는 안보이죠"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
샛길 가로등 관리는 세종관 경비실에서 합니다.
낮에 찾아간 세종관 경비실에서는 "저녁 근무조가 오후 6시 10분 경에 전체 가로등을 튼다"며
통합 스위치를 켜서 직접 확인해 보았는데요.
확인해본 결과 샛길 가로등만 켜지지 않았습니다.
이에 대해 세종관 야간 근무를 서는 경비 분께서는
"다마(전등) 문제인것 같은데, 갈아끼려면 사다리차 불러야 된다"며
학교 측에선 돈이 들어가는 문제라서 잘 해결될거 같진 않다는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학교 시설관리팀 전기과에는 보고를 한 상황이지만,
결과는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기 힘들다는 입장이었는데요.
사회복지학과 10학번의 한 여학우는
"위험성 있게 이렇게 방치할 바에는, 차라리 못들어오게 만드는게 맞다고 본다"며
샛길에 대한 의견을 밝혔습니다.
학생들 스스로가 통행을 자제해야 하는 우범지대라지만,
사건 사고가 있었던 우범지대를 인식하고 있는 학교가
학생들의 안전 문제를 그저 방관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가천 인사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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