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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천inside

[가천대 바람] 단과대 탐방_① "미술디자인대학, 창조관"

지난 화요일,

바람은 '가천인 이야기'을 통해 

조소과 임연주 양의 이야기를 전해드렸는데요.

 

 

- 9월 25일, 조소과 임연주 학우의 인터뷰 -

 

임연주 학생은 '학교에 바라는 점'이라고 묻는 질문에,

"미대에 지원좀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먼저 꺼냈습니다.

너무나 열악한 조소과 작업 환경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고 밝혔는데요.

 

이번 가천 인사이드에선

가천대학교 미술 디자인 대학에 소속되있는 학우들은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알아보기위해

창조관으로 직접 찾아가 보았습니다.

 

 

-  가천대 미술 디자인 대학 소속 건물 창조관 -

 

현재 가천대 미술 디자인 대학은

'회화과', '조소과', '시각디자인과', '산업디자인과', '섬유미술과'

총 5개의 학과로 이뤄져 있습니다.

 

하지만

기존에 있었던 섬유미술과는

시각디자인과와 통합을 하면서

2012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한 상황인데요.

 

 

- 학교 홈페이지, 대학 분류에는 포함되어 있으나 더 이상 신입생을 뽑지 않는 '섬유미술과' -

  

'섬유미술과'에선

학과 통폐합으로 인한 갈등이나 교육 환경의 불편함보다

"기존 섬유미술과 '커리큘럼'에 대한 학생들의 불만이 많았다"

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07학번 모 학우의 경우 

"섬유미술 분야에서 진로를 찾지 못해 올해 초 휴학계를 냈고,

1년 간 3D 그래픽 학원을 다니면서 취업을 따로 준비한다"고 답했습니다. 

 

다음은 섬유미술과 과대표를 맡았었던

M 학우의 인터뷰 내용입니다.

 

Q. 조소과 학우들은 열악한 시설 때문에 고생을 한다고 들었다. 섬유 미술과에 대한 학교 측의 지원은 충분했었나?

재료는 어느정도 지원해줬었다. 절반 정도? 수업 단위로 나왔다. 전공 수업의 경우 우선 지원하는 편이었고, (지원이) 없는 수업도 있었다. (섬유 미술학과는) 쓰는 재료가 실 바늘 솜 천 이런 것들이라, 다양한 재료들을 사용하는 조소과에 비해선 상황이 좋았던 편이였다. 우리는 직기실이나 감광실 같은 공간이 있다. 염색하거나 특수한 과제 할 때만 작업실에서 하고, 평소엔 과실을 이용하는 편이다. (섬유 미술 학과) 장비는 왠만큼 구비되어있는 편이다.

Q. 교육 시설 외에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솔직히 과(섬유미술)에서 배운것들이 사회에서 쓰일 수 있나 하는 의문이 있다. 학생들이 공통적으로 불만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 교육이었다. 커리큘럼에 만족을 못했다. (섬유미술과인데) 타투 수업이 있었고, 심지어 2010년에는 메이크업 수업도 있었다. (학교 측에서) 말은 '과 존속을 위해서'라고 했지만, 사실 말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우리 과는 전문적으로 배울 수 있는게 없었다. 학생들 사이로 "과에서 배우는 것으론 도저히 내 앞 길을 장담 할 수 없겠다"라는 의견이 많았고, 다른 진로로 빠진 학생들도 많았다. 영상디자인, 3D 그래픽, 인테리어 등등.. 학교를 다니면서 그런 학원들을 전전하다보니, 학생들은 비싼 등록금과 학원비를 동시에 부담해야 한다. 섬유 미술과에서 진로를 찾으려고 들어온 학생들이 결국 학교를 다시 나서야 하는 형국이다. 교육에 있어서도 학교가 실무자를 양성하는 것도 아니고, 차라리 학자적으로 파고 들게 가르치는 것도 아니고.. 말 그대로 어중이 떠중이를 만드는 것에 불과하다. 결국 대학(학과) 교육도 중고등학교 수업처럼 변해가는 느낌이다.

 

'커리큘럼'에 대한 불만 사항은

'시각디자인학과' 학우들에게서도 나왔습니다.

 

3학년에 재학 중인 한 학우는

"'광고영상'도 시각디자인과에 속하는 분야인데, 우리 학과 교육과정에는 없다"며 

과 내 '광고 영상' 분야로 진출하고 싶은 학생들이 많지만,

사비를 들여 학원을 갈 수 밖에 없다는 말을 덧붙혔습니다.

 

미술 교육에 있어서 '시설 문제'가

가장 두드러진 학과는 '조소과'였는데요.

 

 

- 공간이 부족해 작품과 재료들을 복도에 놔둬야 하는 조소과 학우들 -

 

다음은

미대 부 단대장을 맡았었던

조소과 J 학우의 인터뷰 입니다.

 

 

Q. (조소과 학우들이) 공간과 시설문제 때문에 고생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작업공간으로) 과실이 있긴한데 아이들이 모여 장소에서 분진을 날리는 작업을 하면 호흡기관에도 안좋고, 나쁜 화학물질도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지금 야외 작업장은 1학년, 3학년, 4학년, 대학원 작업장, 석조장이 있다. 2학년은 공간도 없다. '1학년 야외 작업장'의 경우 컨테이너 천막을 쳐놓았는데, 낮에도 어두운 편이다. 

전반적으로 어두운데, 조명은 딱 하나 있어서 밤에 작업하는 후배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는다. 조소과 특성상 작업시간이 길어 야작(야간작업)이 많은 편인데, 하나의 조명으론 볼수있는 공간은 한계가 있다.


 


- 3학년 작업장 -


3학년 작업장은 철조장이기 때문에 거기선 철조 외의 작업은 불가능한 상황이다. 다른 작업을 하려는 3학년은 다른 장소를 찾아가야 한다. (학교 측이) 작업장 바로 옆 쓰레기 통이 있는 공간을 내줬는데 여긴 조명이 아예 없다. 밤이 되면 복도 불빛에 의존해 작업을 해야 한다. 이 곳은 배선작업도 갖춰져 있지 않은 상태라, 라인을 과실에서 끌어다 쓴다. 연장선을 여러개 연결하다보니 셧다운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

 


- 학교에서 만들어 준 공간 -

 

4학년 작업장의 경우 천막도 없고, 바로 수풀과 흙바닥이 인접해 있어 특히 여름엔 벌레가 작품에 달라붙어서 고생을 하는 학생들이 한 둘이 아니다.


- 4학년 작업장, 조명은 앞에 보이는 것이 전부라고 한다 -

 


-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들었다는 천막 -

 


- 그 마저도 상태는 좋아보이지 않는다 -  


Q. (시설 개선에 대해) 학교측에 건의해 본 적은 없는지?

건의를 하면 (학교측에선) 안된다고만 말을 했다. (학교측에선) 조소과 학생들의 작업이 환경 미화상 안좋다는 이야기만 한다. (학교 측에선) 조소과가 학교를 더럽히는 존재라고 여기는 것 같다. 우리 학생들도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이 충분하게 있으면 거기서만 충분히 쓸 수 있다. 그런 공간이 없으니까 과실, 짜투리 공간, 구석, 복도 등에서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까 계속 더러워지는 문제가 생기는 것이라고 본다. 실질적으로 (조소과) 학생들이 한 해에 내는 등록금만 하더라도 경차 한대 값인데, 갖춰진 교육 시설은 열악하기만 하다. 큰 것을 바라는 것도 아니고, 학년별 제대로 된 수업장을 마련해줬으면 한다. 다른 과 입장에서 봤을때도, 우리들(조소과)의 작업이 타과 학생들에게 피해 주는 것처럼 보일 때가 많다. 하지만 억울한 점은, 우리가 어딜가서 작업을 해야되냐는 것이다. 콘테이너로 된 대학원실 작업장(창의관 주차장 옆)이 그나마 나은 편인데, 학부생들은 이용하기 힘들다. 신입생이나 저학년의 경우, (선배들) 눈치를 보느냐 쓰지 못하기 때문이다.

Q. 이런 문제들이 학교에 의해 해결된 적은 단 한번도 없나?

나는 고학번인데, 솔직히 1학년 때 이후로 (시설면에서) 나아진게 거의 없다고 본다. 과실이라는 곳이 원래 수업 준비를 하고 휴식도 취하는 공간이어야 하는데, 작업을 하는 공간이 없어 과실에서까지 작업을 해야하는 상황은 아직도 이해할 수 없다. 형편이 되는 친구들은 작업장을 따로 구해서 할 수 있지만, 대다수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작업을 해내야 한다. 한 번만이라도 제대로 가건물 세워서 천막치면, 작업하는데 어려움은 훨씬 덜 할 것이다. 이후엔 관리만 한다면 돈이 그 다음부터는 별로 들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공간'의 문제에서 '회화과'도

'조소과' 못지 않을만큼 

심각해보였는데요.

 


- 복도 양 옆을 메운 캔버스들 -


- 통로 주위를 메운 캔버스, 가져가지 말아달라는 학생의 메모가 눈에 띈다 -

 

복도를 걷다

커다란 캔버스에 목탄을 이용해 졸업작품을 그리고 있는

한 여학우(회화과 4학년, 서양화 전공)에게 인터뷰를 요청했습니다.

 

 

Q. 복도가 캔버스로 가득찬 모습이다. 공간이 부족한건지?

부족하다. 작업을 하면 캠퍼스 수는 쌓여가는데 공간은 협소하니까 놓을 자리가 별로 없어 복도에 많이 놔두는 편이다. 작업은 일반적으로 과실에서 하는 편인데, 과실 안을 보면 개인 공간으로 나눠져 있다. 개인 공간은 충분하지 못한 편이다.

 
- 회화과 과실 -

캠퍼스 크기도 있고, (지금과 같이) 더 큰 작업을 해야하는 면에선 많이 부족한 편이다. (학교 측이) 부족한 공간 문제를 해결하려고 4층, 3층 창고를 만들어 주긴 했지만 4층은 모 교수님께서 개인적으로 쓰셔서 4학년 학생들이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교수님 짐 때문에 학생들이 창고를 못쓰는 것이다.

 


- 창고 내부 -

 

가장 불편한 점은, 공간도 그렇지만 에어콘이라든지 시설 문제가 크다. 물이 샌다. 에어콘에서도 새고, 천장에서도 샌다. 물이 새면 작품이 상하기 때문에 주의해야 되는데도 잘 고쳐주지 않는다. 이런 종류의 기본적인 시설 문제라도 잘 해결해줬으면 한다.

 

창조관에서 만났던 한 학우는

"신입생 때 꿈을 안고 왔지만

열악한 교육 환경과 묵묵부답인 학교 행정을 지켜보면서

한계를 많이 느낀다"

아쉬움을 표시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조관의 불은 

늦은 밤까지 꺼지지 않았습니다.

 

 

- 밤 늦게 학업을 위해 남아있는 미술 디자인 대학 학우들 -

 

가천대 미술 디자인 대학 학우들이

꿈을 펼치기 위한 공간,

창조관의 숨결을 틔워주기 위해

학교의 관심이 필요할 때입니다.

 

가천 인사이드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