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우 여러분!
여름 방학 잘 지내고 오셨나요?
저희 바람 팀원들도 이번 2학기를 시작으로 다시 활동을 재개했는데요.
- 지난 6월 23일, 1학기를 마무리하는 포스팅을 통해 전반기 활동을 완료한 바람 -
여러 학우분들께서
'바람, 1학기를 되돌아보며'
포스팅에 피드백을 남겨 주셨습니다.
- 응원의 메시지와 함께 아쉬운 점까지, '바람'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신 학우들 -
이번 가천 인사이드에선
조금 더 깊게,
조금 더 자세하게,
후반기 활동을 앞두고 있는 '바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합니다.
이 이야기들을 통해
무슨 이유에서 바람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앞으론 어떤 변화가 있을지,
어려움은 무엇인지,
가감없이 학우들에게 보여드리려 합니다.
저희 팀원들이
서로 자유롭게, 때로는 진지하게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오갔던 말들을
전부 풀어놓아 봤습니다.
"처음 생각했던 '바람'의 모습은? "
이성민 - 맨 처음 생각했던 바람의 모습은 비판기능만 담당하는 언론이었다. 우리 학교의 경우 통합 때문에 많은 사건이 있었고 전역한 이후에도 많은 곳에서 '낙서 사건' 이나 '총학과 학교 측의 마찰'이 있던것, 학생들 사이에 회의주의가 팽배한 점 등등.. 이런 문제들이 보였다. 학교에 대해서 건전한 비판을 하는 매체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가천대 신문사도 아니었고 교육방송국도 아니었고 아무 것도 해당이 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래 그럼 학교를 정말 제대로 까보는 그런 매체를 만들고 싶다라는게 처음 생각이었다. 근데 멤버가 하나하나씩 들어오고 진행하는 과정에서 아무래도 그렇게 하면 운동권적인 성향이 강해질수가 있다, 혹은 그렇게 보여질수가 있다라는 의견이 있었고 그러다 보니 가천대 생들이 원하는 정보를 하나하나 집어넣게 됬다. 그러다 보니 지금의 성격을 띄게 된 것 같다.
비판과는 거리가 먼 '학식을 떠나'부터 그 다음에 학우들의 이야기를 모으는 '가천의 소리', 지금은 없어졌지만 학내 공지사항들이나 필요한 정보를 전달해 주는 '위캔드 업데이트', 사회 문제를 다루는 '시사 노트'까지 점점 영역이 확대된 것 같다.
처음 목적은 인사이드에 치중된 언론이었다. 월화수목금 인사이드 (웃음)
정주헌 - 무엇보다 (바람은) 시도나 처음 취지 자체가 좋았다. 신선했다. 왜냐면 학교 지원없이 독자적으로 인터넷이라는 무료 플랫폼을 사용하면서도 최소 기능으로 언론 기능을 해내고 있기 때문이다.
손종수 - (초창기 계획대로라면) 너무 운동권의 소지가 있고 좀 더 학우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나가는것을 생각했고 지금도 그렇게 흘러가고 있기 때문에, 솔직히 처음에 바랬던거랑은 큰 차이가 없다. 처음부터 바람은 카테고리를 나누는게 좋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모든 것은 인력난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을 더 발전시키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한 카테고리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 2명 이상이면 격주로 제작하면서 퀄리티도 충분히 높힐 수 있다. 그러나 추가 멤버들은 없고, 현 활동 멤버도 모두 학생이라 각자 하고 있는 일들이 하나씩 있는 상황이다. 실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인원이 더 많아야지 학생들에게 양질의 포스팅을 할 수 있다.
김보화 - 성민 오빠가 바람을 설명했을 때, 솔직히 머리 속에 잘 안들어왔었다. 궁금하긴 했는데 일단 참여를 해보자, 일단 콘텐츠를 만들고 하면 내가 더 잘할 수 있는 부분이 뭔가를 알 수 있을것 같았다. 성민 오빠는 비판적인 부분을 살려보고 싶다고 했지만 저는 다이어트 일기를 쓰겠다는 등의 엉뚱한 기획을 했었다. (웃음) 내 개인적인 성향은 비판을 잘 못한다. 어디가서 손해를 봤을때 이럴수 있냐고 항의하는 건 가능하지만 이성적으로 이러 이런게 잘못됬다라고 따지진 못한다. 감정적이라.. 그런 감성적인 부분이 바람에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모르겠지만, 비판적인 기능의 딱딱함을 보완할 수 있다고 본다.
이야기에 본격적으로
들어서자,
팀원들은 '바람'에 대한
말들이 나왔는데요.
앞으로의
방향성에 대한
고민들이 오고 갔습니다.
"학교 자체에 대한 학생의 관심이 없어지고 있는 지금,
'바람'도 한계를 벗어나기 힘들지 않을까? "
정주헌 - 애초에 사회가 학벌에 대한 인식이 무뎌지는 분위기가 있다. 그 분위기 속에서 가천대는 학벌 상 원래 순위도 떨어져 있었다. 학교 자체에 대한 관심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런 분위기가 팽배해 지니까.. 학교에 대한 자부심보다는 "나만 잘하면 됬지 뭐"라는 인식이 꽤 있는 것같다.
표정민 - '바람'이 학내에서 비판적인 역할을 하더라도 사람들이 관심이 없으면 끝이다.
이성민 - 대외 기자단 활동을 하면서 동국대를 갔었을때의 경험인데, 당시 동국대는 학과 통폐합 문제로 시끄러웠다. 현장은 총장실을 점거했던 동국대 총학생회가 전날 새벽 교직원들에 의해 쫓겨난 상황이였다. 총학생회는 다시 대학교 본관으로 진입하려고 입구에 모였는데, 지나가던 몇몇 동국대 학생들이 "야, 그런데 총학은 왜 저기서 저러고 있어?" 라고 말을 하는 걸 들었다. 충격이었다. '바람'을 실질적으로 하게 만든 가장 큰 이유였다. 이런 사건들을 학교의 주인인 학생들이 모르면 학생들을 위한 싸움이 있어도, 그건 외로운 싸움이 될 수 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사실 이런 것들을 알려줘야 하는 학내 신문, 교지, 방송국들이 이미 완벽하게 학교 측의 영향력 아래 있고, 그렇기에 모든 사안에서 학교에 유리한 정보만 제공될 수 있다. 이런 현실에서 학생들만을 위한, 학교의 데스킹(의사결정)을 전혀 거치지 않은 그런 매체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했다.
표정민 - 좋은 취지로 시작을 했지만 우리가 처해있는 여건은 열악하다. 지속 가능성이 잘 보이질 않는다. 학교 내 언론에서는 등록금 감면이라도 있지만 우리는 정작 해줄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 바람은 프로젝트 선에서 끝나버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성민 - 다르게 생각하면, 인터넷에 포토샵으로 적어도 15시간을 들여야 나올 수 있는 짤방을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그런 사람들은 경제적 대가를 바라고 올리지 않는다. 그냥 좋아서 한다. 그것을 올림으로써 다른 이들이 "다른 사이트에 얼마나 가져다 쓸까?"를 기대한다.
그런 면에서 우리들도 돈 받는 건 한 푼도 없고, 누가 지원을 해주는 것도 없고, 우리 스스로 해나간다. 학우들이 우리의 포스팅을 그래도 보고 있다는 사실이 지속하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결국엔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돈보다도.. 표면적으로 봤을 때는 돈이 중요하지만, 본질적으론 학우들의 우리에 대한 관심. 이게 핵심이라고 본다. 우리가 한 푼도 못받고, 중간 기말고사 보고, 각자 알바나 스펙쌓기를 한다 해도 투데이 천 넘게 찍어주고 댓글이 한 포스팅에 몇 십개 달린다면 아마 우리는 힘들어도 신나게 할 것 같다.
손종수 - 보통 제작자는 관심만 주면 "이렇게 열심히 만들수 있어" 하지만, 정작 방문자는 (관심 주기를) 귀찮아 할 수 있다. 그러면 나는 솔직히 제작자가 더 노력을 해야 한다고 본다. 네이트 베플 문화에선 "제가 베플이 된다면 ~ 하겠습니다" 류의 댓글이 베플이 되는 경우가 많다. 사람들은 거기에 관심이 있다. 방문자는 관심을 줄 때에도 자신에게 돌아오는 무엇을 바란다는 점이다. "여러분들 저희 이렇게 열심히 하는데 관심 좀 주세요" 구걸을 하고만 있으면 동정표만 얻을 뿐이다. "관심을 주신다면 이런 것을 하겠습니다."라고 말을 해야 학생들의 관심과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정주헌 - 가끔씩이라도 학생들이 댓글이나 방명록으로 의견을 남기면, 우리가 그걸 반영을 하려고 더 노력을 해야 한다.
손종수 - 그래서 이번 가천의 소리 개편은 학우들 간의 면대면 접촉을 최대한 늘려야 한다는 점에 중점을 뒀다. 가령, 학우들에게 "여러분, 저희가 어떤 사안을 취재했으면 좋겠습니까?"라고 하는것이다. 관심 있는 학우들은 이야기를 하게 되어 있다. 동시에 "바람 보고 계세요?"라고 살며시 묻는거다. 바람을 즐겨보는 학우라면 즉각적으로 피드백을 얻어 낼 수 있다. 분명 그 자리에서 물어보면 대답을 해줄 것이다. 결국 "우리가 이렇게 고생합니다"라고 티도 낼 수 있고, 학우들의 목소리도 직접 들어 볼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이성민 - 그런데 생각을 또 해보면 기존 언론, MBC나 KBS의 경우 반드시 시청자가 관심있어 하는 것들만 만들어 내진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의제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의제가 될만한 것을 찾아서 아젠다로 만든다. 통계가 아닌 시청자의 의견은 그것이 한 사람의 의견일지, 모두의 의견일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우리가 발로 뛰어서 찾는 과정이 중요할 듯하다. 인사이드의 '하와이'나 'KT 3G망' 관련 포스팅 경우가 그런 과정을 거쳤다. 그걸 학우들에게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지, 학우들이 원하는 것들만 전달하면 과연 그만큼의 파급효과가 있었을까라는 의문도 든다.
손종수 - 그래서 바람에는 의견 수렴 기능(가천의 소리)과 의제 설정 기능(인사이드)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다. 사안에 따라선 서로 영향을 주고 받을 수도 있을테고..
김보화 - 그렇게 나왔던 적이 있지 않나요?
손종수 - 비전타워 학식 관련 포스팅. 딸랑 한 사람 인터뷰만 인용한게 아쉽긴 하지만 (웃음)
표정민 - 의미는 있었다. 우리가 "이게 문제입니다"라고 치고 들어가는게 아니라, 우리가 "한 학생이 이렇게 이야기 했습니다"랑은 분명 다르다.
손종수 - 그런 절차의 변환, 형식의 변화도 긍정적이라고 본다.
이성민 - 그래도 사람들이 볼만한걸 찾아내는게 중요한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사람들이 볼만한 것을 보는게 중요하다.
손종수 - 맞다. 발굴을 하든 공감을 얻든 볼만한 콘텐츠가 되야한다.
'바람' 활동 팀원들은
대부분 고학년(3~4 학년)입니다.
졸업과 취업 등
현실적인 문제 때문에
이번 학기 이후로는
'바람'을 더 이상 지속하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았는데요.
"바람은 이번 학기가 마지막인가?"
이성민 - 솔직히 말하면 끝날것 같다. 끝날 것 같은데, 끝내기 싫다. 굉장히 좋고 버리기 아까운데 현실적으로 접어야 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정주헌 - 우리가 끝내도 바람을 표방한 뭔가가 나오지 않을까?
이성민, 손종수, 김보화 - 나오면 그건 땡큐 베리 감사다.
표정민 - 좋은 선례를 남기고 간 사람들로 남겠지.
이성민 - 만약 활동을 계속하려면 학우들이 관심을 많이 가져주는 것 뿐만이 아니라 같이 일을 하고 싶은 사람도 나와야 한다.
손종수 - 열정 충만한 신인이 와야해.(웃음)
이성민 - 어쨌든 이번 학기에는 최선을 다해야 한다.
"만약 지속된다면, 학교 내 바람이 최종적으로 어떤 역할을 했으면 좋을지?"
정주헌 - 학교 안에서 언론으로써 기능이 중추가 됬으면 한다. 가천 인사이드의 경우 내부 고발성 콘텐츠도 있지만, 차후 가천의 소리에서 더 많은 학생들의 목소리를 듣는 역할도 충분히 해낼 수 있다고 본다. 학생들의 이야기에서 의견을 듣고, 다른 학우들에게 전달하여 공감을 얻어낸다는 측면에서 언론의 기능을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손종수 - 우리 학교 문화 중에 단점이자 특징적인 사안이 학내 구성원끼리 자부심이 없고 서로에게 관심이 없다는 것, 그 두가지가 학교 발전을 저해하는 요소라고 본다. '바람' 같은 새 미디어가 문제제기를 하거나 제공하는 정보들을 올려서 사람들이 서로 이야기 할 수 있게끔 만들어주는 것. 즉, 댓글을 달고 의견을 나누고 소통을 하면서 서로가 서로를 구성원으로서 관심을 가지고 궁극적으로는 같은 학교 학생으로서 자부심을 가지는, 그런 역할을 맡는 공론장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보화 - 방송사에 꼭 다큐나 뉴스나 탐사 보도 프로그램만 있으란 법은 없다. 드라마도 있을 수 있고, 예능도 있을 수 있고.. 나는 바람이 그런 모습이 되기를 꿈꾼다. 무엇보다 학교로 오는 분당선 지하철 안에서 모든 학생들이 스마트폰을 보는데 "오늘은 뭐가 올라왔지?"하고 가천 쩜 티스토리 쩜 컴으로 들어와서 뭐가 올라왔나 확인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웃음) 포스팅이 안올라오면 궁금해하고, 올라오면 반갑게 맞이하면서 살며시 좋아요를 눌러주는.. 많은 학생들이 즐겨찾는 그런 곳이 됬으면 좋겠다.
바람을 지금까지 이끌어 온
팀원들은 활동 자체가 즐거웠다고
이야기 했습니다.
비록 '바람'으로 활동하는
마지막 학기가 될지라도
끝까지 즐겁게,
다른 학우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해봅니다.
어쨌든,
지난 학기 보다는 더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 뵙겠습니다.
가천인사이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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