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기 개강 후, 가천대 잔디 운동장을 사용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지난 2월 14일, '바람'에서는
'Weekend Update' 코너를 통해 잔디 운동장 공사가
거의 완료되었다는 소식을 전했는데요.
- http://gachon.tistory.com/entry/2월-둘째-주-종합운동장-인조잔디공사-마감임박 -
이 곳은 아시다시피
단과대학 행사나 학과 행사,
이외의 용도로 종합운동장을 이용하려면
먼저 예약을 해야 합니다.
유의하셔야 될 점은
동아리나 학내 단체가 아닌 경우,
즉 '개인'으로는 가천대 학생이라도 예약이 안된다는 점입니다.
이 규정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는 학생들이 있는데요.
그들은 다름아닌
유학생(교환학생)들입니다.
- 동아리, 학내 단체만 가능한 예약으로 인해, 매주 '한국인' 가천대 생들로 붐비는 잔디 운동장 -
요새 스펙 경쟁이 워낙 치열하다보니
왠만한 대학교 동아리 들어가는 것도
결코 쉬운일은 아닙니다.
더구나
유학생들은 언어적인 문제와
문화적인 차이 때문에
한국인 가천대 학생들 보다
동아리 및 학교 단체에 가입하긴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수의 유학생은
중국 유학생들인데요.
특히 기숙사에 살고 있는 중국인 유학생들은
(팀을 구성할 만큼) 인원이 충분히 되서
바로 옆 잔디 구장에서 운동을 하고 싶어도
예약을 대신해줄 단체가 없는 상황입니다.
- 주말마다 한국인 학생들이 즐겁게 축구하는 모습을 지켜만 봐야한다는 중국인 학생들 -
이런 상황에서 저희 '바람'은
현재 기숙사 조교를 맡고 있는 맹승호(토목공학과 4학년) 학우와
도시행정학과 4학년 김진형 학우가
학내 단체인 '가천한중FC'를 만들려 한다는 제보를 받게 되었습니다.
비록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인 그룹이지만,
기숙사에서 근무하는 과장님과
중국인 유학생들을 상담해주시는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정식 단체로 승인받기 위해 더욱 노력 중이라고 합니다.
아직은 정식 단체가 아니라 예약은 못했지만,
신문방송학과 학생의 촬영 실습과 취재 목적으로
우선 예약을 한 '가천FC'와 30분의 친선경기를 갖도록 허락을 맡았습니다.
협조해 주신 학생처 담당자 분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학생들의 플레이 모습, 짧은 영상으로 담아봤습니다.
- ♬FIREWIND "MANIAC" -
30분이라는 시간이 너무 빠르게 흘러갔는지,
중국인 유학생들은 조금 더 뛰고 싶어했었는데요.
약속은 약속인 만큼,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가천한중FC'의 승인을 추진하고 있는
맹승호 학우와 김진형 학우의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 왼쪽 검정티셔츠 입은 김진형 학우, 오른쪽 맹승호 학우 -
Q. 본인 소개를 먼저 해달라
A. 맹승호(이하 맹) - 현재 가천대 토목공학과 4학년인 기숙사 조교 맹승호입니다.
김진형(이하 김) - 예, 저는 가천대 도시행정학과 4학년 김진형이라고 합니다.
Q. 중국인 유학생들과 함께 하려는 활동이 뭔지?
A. 김 - 저같은 경우는, 복학을 하자마자 09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기숙사에 살고 있는데, 1년에 한번 씩 간단한 바베큐 파티 같은건 했지만 사실 큰 소득(효과)은 없는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운동장도 잔디를 깔게 됬고, 가끔 저녁에 보면 중국학생들끼리 몇명 모여서 축구하는걸 봤는데, 이런 시설을 만든 기회로 우리 한국 (기숙사) 학생도 그렇고 중국학생도 뭔가 함께 뛸수 있었으면 하는 기회가 있었으면 해서 저희가 한번 이 그룹을 만들어 봤습니다.
Q. 그룹을 형성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A. 맹 - 조교를 하다보니 중국학생들이 좀 외로움을 타게 되고, 중국학생들끼리 (축구를) 해도 소수 인원만 모여서 하다보니 너무 안타까워서, 한국학생들과 중국학생들이 한번 뭉쳐보자 해서 아직 정식단체는 아니지만 학교 측에 승인을 받으려고 노력중입니다.
Q. 중국 학생들을 상담해주시는 교수님께서도 이 모임을 추천했다는데?
A. 김 - 기숙사에 중국인 유학생이 은근히 많이 살고 있어요. 구지 중국인들이 말을 안해도, 조금 그런게 느껴져요. 뭔가는 하고 싶은데 낯선땅에 와가지고 차마 이야기는 못 꺼내는, 그런데 하고는 싶어하고.. 그런게 저도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거기 때문에 그렇게 되면서 여기 근무하시는 과장님도 적극적으로 한번 해봐라라고 도움을 주시고, 그리고 여기 계시는 교수님도 적극적으로 추진을 해주셨기 때문에 저희가 그러한 도움을 조금씩 조금씩 받아서 이번 기회에 같이 모이려고 노력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겨울 방학 동안에 학교 측에다가 공문을 한 번 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거기에 대한 확실한 답변도 없고, 일단 안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Q. 학교의 승인 계획은 언제쯤?
A. 김 - 확실하게 장담을 못합니다. 학교측에서 긍정적으로 이야기를 해줘도 사실상 어떻게 될지 모르게 되는거니까.. 우리가 언제 쯤 될거 같다라고는 말씀은 못 드리고, 일단 저희가 노력해야될 부분입니다.
Q. 이 그룹을 통해서 이루려는 목적이 있는지?
A. 김 - 축구라는게 하나의 운동이니까, 운동을 하기 좋은 기회가 될 수 도 있지만, 그래도 궁극적인 목적은 기숙사에 있는 한국인들도 마찬가지고, 중국인들 또한 여기(한국에) 왔는데 조금이나마 같이 지낼수 있게끔, 좀 더 친하게 지내고 좀 더 서로를 알아갈 수 있는 좋은 기회를 가졌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러한 단체를 만들려 합니다.
Q. 축구를 하다가 재미있는 에피소드는 없었는지?
A. 맹 - 동티모르에서 유학 온 아카시오라는 학생이 있었는데, 지금은 다시 동티모르로 돌아갔는데 2학기 때 와서 같이 축구하면서 성남 지역구 축구 대회에서 우승을 했거든요. 그 친구가 지내는 1학기동안 재미있게 보낸것 같아요.
김 - 되게 재미있었던게, 그 동티모르에서 온 친구가 우리나라의 막걸리를 처음 마셔봤는데 그때 맛있다고 홀짝홀짝 마시다가 그 다음날 갔습니다 ㅎㅎㅎ 몇 병을 마셨을꺼에요 아마 그렇게 마시더니 그 다음날 뻗어가지고는.. 참 그런 사연이 있었어요.
- 동티모르에서 온 '아카시오' 학우 -
Q. 학교 측에서 그런 교류를 더욱 도와줬으면 하는 부분은?
A. 김 - 저희가 학교측에 뭐 이것저것 바라는건 많지 않습니다 사실. 그냥 우리가 유학생들이 그래도 기회를 가지고 이 낯선 땅에 왔는데, 이 낯선 땅에 온 만큼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좀 뭔가 친해질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그런 기회만 좀 만들어 줬으면 해요.
구체적으로 이야기를 하자면, 이것(가천한중FC)도 마찬가지에요. 뭐 많이는 우리가 못빌리더라도 그래도 2주에 한번이라던지 아니면 한달에 한번이라던지, 그런 식으로 한번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요. 바람이라면 그 정도?
Q. 마지막으로 가천대 학우들에게 한마디
A. 김 - 가천대 학생이라면 아시겠지만, 시간이 점점 지나면 지날수록 더 많은 유학생들이 오고 있는 추세에요. 그래서 지금 보면은 중국 유학생들이 정말 많다라는것도 우리 학교 측이 많이 알고 있는데. 또 어떤 사람들은 굉장히 소심하고 사람들에게 다가가는게 힘든 학생들이 분명 있어요. 그런 사람(유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해외 유학생들에게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좀 다가갔으면 하는 마음이 있습니다. 구지 중국인 유학생 뿐 만 아니라 미국에서 온 학생들도 있기 때문에 좀 더 열린 마음으로 다가가고, 이런 것도 우리가 하고 있으니까 좀 바라봐 줬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영상에서
화면에 자주 나온 선수를
유심히 지켜 보셨나요?
-가천대 경영학과 마케팅 전공 왕영 학우-
훤칠한 키에 잘생긴 외모,
축구실력 등 빠지는게 없는
중국 학우였는데요.
경영학과 일반대학원에 재학중인 한차오 학우와 함께
인터뷰를 진행해보았습니다.
편하다면 중국어로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친절하게 한국어로 응해주었습니다.
- 왼쪽 경영학과 마케팅 전공 왕영 학우, 오른쪽 가천대학교 경영학과 일반대학원생 한차오 학우 -
Q. 일요일날 운동을 하고 싶은데 사람이 없는 것에 대한 불편함은?
A. 한 - 슬퍼요
왕 - 진짜 슬퍼요. 다른 학생들(한국인 학생) 축구하는 거 보면 부러워요.
Q. 운동장이 잔디운동장으로 바뀌었는데 이 곳에서 축구는 해봤는지?
A. 왕 - 그.. 우리 주말에 하고 싶은데, 그.. 운동장 사용 못해요..
한 - 일요일마다 다른 동아리가 자주 쓰고 있어서.. 우리 기숙사 생들은 축구하고 싶어도 운동장을 사용 못해요.
왕 - 제 생각에는, 우리 다(모두) 가천대 학생들이자나요. 우리도 운동장 사용할 수 있는 권리가 있어요. 그런데 지금 못해서 이해할 수 없어요.
한 - 제가 한중협력본부에 한번 갔었어요. (기숙사생들) 개인 신청 안되요. 우리 중국 학생들 한중축구클럽 만들어야되요. 만든 후에야 신청할 수 있어요.
Q. 축구를 하다보면 한국 학생들과 친해지나?
A. 왕 - 네, 한국어 실력도 (향상되요) 많이 연습하니까
Q. 축구하게 되면서 재미있는 일이 있었나?
A. 왕 - 많이 있어요. 그냥 운동장에서 시합할때, 서로 이야기도 하고 농담도 하고, 재미있어요.
Q. 축구는 언제부터?
A. 왕 - 고등학교 1학년 때 부터 축구했어요. 원래 중국에서 오후 2시에서부터 5~6시 까지 매일 했었어요.
Q. 한국인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말
A. 한 - 축구하는 사람있으면 같이 하고 싶어요
왕 - 운동장에서 보통 경기할때 학교 학과 별로 (경기하면) 우리 중국학생들은 "안되"라고 해요.
사실 체육대회를 하게되면
학과 대 학과의 대항전으로 경기가 꾸며지고
신입생을 중심으로 한국인 재학생 위주 선수 편성이
이뤄지기 때문에 중국 학우들은 배제되기 일쑤라고 합니다.
왕영과 한차오 학우 모두
답답한 마음에서인지 뭔가 더 말하려는 듯했지만,
더 하고 싶은 말이 없다는 한국어를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끝내야 했습니다.
2012년 현재
전체 기숙사 수용인원 585명 중
중국인 유학생은 256명 으로,
절반에 가까운 학생들이 기숙사 생활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인 유학생 규모는
더욱 더 많이 들어오고 있는 추세인데요.
소외되는 중국인 유학생이 없도록 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사람을 모으고
그 안에서 또다른 추억을 나누는 모습에
함께 즐거워 할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빠른 시일내에
학내 단체로 정식 승인 받아
앞으로도
중국 학생과 한국 학생들,
나아가선 가천대학교 한국재학생과 유학생 모두가
더 가깝게 교류할 수 있는 시발점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가천 INSIDE 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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