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불어불문학과 학술제에는 한편의 뮤지컬이 걸렸습니다.
프랑스 뮤지컬 중 국내에 가장 널리 알려진 ‘Notre Dame de Paris'인데요
2012년, 그 노트르담 오리지널 팀이 한국을 방문했습니다.
흔히 뮤지컬이라고 하면 우리는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떠올립니다.
화려한 의상과 안무, 내용에 전개에 따른 대사가 섞인 화려한 뮤지컬 말입니다.
그러나 2005년,
다소 서커스 같은 안무에, 대사는 한 마디 없이 모두 넘버(뮤지컬 곡)로만 진행되고,
1부 동안 아무도 의상을 갈아입지 않는 뮤지컬이 한국에 선을 보입니다.
프랑스에서는 국민 뮤지컬이라는 칭호를 얻고,
대표 넘버 Belle은 10주 이상 프랑스 차트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무서운 저력을 지닌 뮤지컬
무려 14개국에서 성황리에 공연을 마쳤는데요.
그러나 한 번도 프랑스 뮤지컬을 접해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프랑스 뮤지컬은 기대 반, 우려 반 이었습니다.
하지만 공연은 대성공을 거두었고,
2008년에는 국내배우가 초연을, 이어 2012년에 다시 한 번 오리지널 배우들이 한국을 찾은 것이죠.
여담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에스메랄다가 그리 예쁘지 않다는 겁니다.
차라리 제 눈엔 에스메랄다가 사랑하는 페뷔스의 약혼녀 플뢰르 드 리스가 더 예뻐 보입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빅토르 위고’의 동명 소설 <노트르담 드 파리>를 원작으로 한 뮤지컬입니다.
이 소설은 프랑스 낭만주의 문학의 대표작이기도 하고,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노트르담의 꼽추>로도 각색된 바 있습니다.
위고는 [노트르담 드 파리]를 쓰기 몇 해 전 어느 날, 노트르담 대성당을 살펴보다가
ANArKH(아나키아)―숙명 이라고 쓰인 단어를 보게 됩니다.
손으로 패이고 그 위에 손때가 덮여진 단어에서 위고는 불길한 느낌을 받게 되는데요.
여기서 착안한 것이 바로 이 비극적인 이야기입니다.
줄거리는 생략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나키아 라는 단어는 뮤지컬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데요.
에스메랄다에게 마음을 빼앗긴 신부 프롤로가 질투에 눈이 멀어,
그랭구아르에게 운명적인 이야기가 펼쳐질 것임을 암시하는 노래에서 이 성당의 ANArKH를 가리키는 장면이 나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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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이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노트르담 성당에 대해 알아볼까요?
노트르담 대성당의 정식 명칭은 Chthedrale Notre Dame de Paris (까떼드랄 노트르담 드 파리)입니다.
노트르담은 영어로 Our lady, 즉 성모마리아를 뜻하는 말입니다.
노트르담 대성당에는 주목 해야할 3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석상입니다.
뮤지컬의 무대에서도 콰지모도가 친구 삼아 지내는 거대하고, 흉측한 모양의 석상이 등장하는데요.
실제로 이 석상들은 가고일 석상이라고 불리는 낙숫물받이 돌의 머리장식입니다.
이 석상들이 괴물 형상을 한 것은 중세 교회에서 흉측한 외모로
악신들이 침범하지 못하도록 하는 파수꾼 역할을 하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이라고 하네요.
재밌는 건 이 석상들 중에 사람 얼굴을 한 석상이 하나 있는데,
그것은 성당을 지을 때 인부들을 부리던 주교의 얼굴이라는 설이 있습니다.
두 번째, 장미의 창입니다.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가장 유명한 넘버인 ‘대성당들의 시대’
사실 대성당들의 시대는 극 중간의 하이라이트가 아니라,
이 극을 설명하는 변사-그랭구아르가 맨 처음 나와 배경을 설명하는 곡입니다.
그 넘버 중 ‘유리와 돌 위에 그들의 역사를 쓰지’라는 가사가 있는데요.
유리에 그들의 역사를 쓴다는 말은 중세시대 유행하던 스테인드글라스를 뜻합니다.
특히 장미의 창은 프랑스의 보석이라고도 불리지요
마지막으로 종입니다.
주인공 콰지모도의 직업은 노트르담 대성당의 종지기입니다.
콰지모도가 울리던 종은 성당 안쪽의 69m의 쌍 탑 중 남쪽 탑에 들어있는데요.
엠마누엘이라는 이름의 종은 지금도 중요한 행사 때마다 울린다고 하네요.
이 종은 뮤지컬에서도 화려한 무대장치로 등장하니 기억하고 계신다면
나중에 관람하실 때 매우 의미 있게 지켜보실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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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노트르담 드 파리 오리지널 팀은 세종문화회관, 성남아트센터, 광주문화예술회관을 거쳐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공연 중입니다.
오는 25일까지 공연을 할 예정인데요.
티켓 값이 못되긴 했지만, 못된 티켓 값을 지불하고서도 볼만한 작품임에는 틀림없습니다.
오늘 이렇게 작품 얘기보다 주변 상황들에 관한 얘기를 많이 한 것은
이 작품을 볼 때 사전지식이 매우 큰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성당, 이교도와 같은 단어들로 문을 여는 ‘대성당들의 시대’나
‘Belle'에서 에스메랄다가 십자가 모양으로 누워 있는 듯한 모습들은
알면 알수록 그 무대 배치에 마음을 뺏기게 만드니까요
이상 꼭 한번 다시 보고 싶은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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