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가천의 소리

[가천대 바람] 가천인 이야기 _ 두렵기 때문에 도전하는 이성민


가천대학교 구성원들간의 소통을 증진시키기 위해 기획된 바람의 초단박 깨알 공감, 발언, 소통 프로젝트, 가천의 소리!

발언자가 직접 발언할 장소를 선정하지만 발언주제는 바로 '여러분 자신' 입니다.

가천의 소리 속 [가천인 이야기].

가천대에서 살아가는 여러분의 고민, 어려움, 장애물, 성취, 기쁨, 기대, 그리고 지금의 '나' 를 만든 소중한 것을 나눕니다.

가천대학교 구성원이라면 누구든지 환영합니다. 누구든지 내 이야기의 주인공이 됩니다. 그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가천인 이야기 # 14

두렵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 

이성민 ( 신문방송 4 )



월요일 아침. 

마지막[학식을 떠나]가 발행되고

꽃피듯 종강의 기쁨과 아쉬움이 교차한 글로벌 캠퍼스에서

조금 떨어져 있지만 여전히 활기찬 모란에서

[가천인 이야기]의 마지막 주인공을 만났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은  

작년 말부터 한가지 프로젝트를 기획했습니다. 

가천대 SNS 대안언론 바람

이라는 프로젝트를 지난 1년 동안

마음이 맞는 몇몇 학우들과 함께 꾸리면서 

그 어느 해 보다 바쁜 한 해를 보냈습니다.






나는 '이성민'입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경원대학교 법정대학 신문방송학과 07학번으로 입학해서 현재 가천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 재학 중인 이성민이라고 합니다. 현재 바람의 국장을 맡고 있고요. 
  사실 저는 07학번때 예비번호 52번으로 가장 마지막으로 학교에 들어왔습니다. 정말 운좋게 들어왔는데요, 덕분에 학교에 대한 애정이 남다릅니다. 저를 받아주었기 때문인데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에서 정말 다양한 활동을 지금까지 해왔고, 마지막으로 학교에서 하고 있는 활동이 바로 '바람'입니다. 
  사실 저는 이전에도 항상 1학년부터 지금까지 제가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기 때문에 이것저것 많이 하면서 지금까지 온 거 같습니다. 방송국에서도 일하다가 '이게 내 길이 맞나?'그러면서 쭉 가다가도 어느 순간 '이게 나랑 맞지 않는구나'라고 생각했던 적도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지난 군대를 포함한 5년동안 항상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을 많이 했던 거 같아요. 이렇게 끊임없는 도전과 고민 속에서 제 자신을 찾아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남들처럼 어디에 취업해야 하나 어떻게 먹고 살아야 하나 고민하며 평범한 4학년 2학기를 앞두고 있는 학생입니다.


2012년이 만족&불만족스러웠던 이유

   올해가 제 대학생활에서는 가장 만족스럽다기보다는 특별했던 해에요.바로  '바람'때문인데요. '바람'을 2012년도 1학기부터 시작했고 2학기까지 이어와서 이렇게 마지막 포스팅을 앞두고 있다는 사실이 정말 기쁩니다. 사실 뜻이 맞는 사람끼리 바람을 시작했고 아무런 대가 없이, 꿈쟁이처럼 꿈을 찾고 즐거움만 먹고 사는 사람끼리 만든 단체인데, 이런 단체가 이렇게 1년 동안 이어져왔다는 사실이 스스로도 굉장히 놀라웠습니다. 또한 저희도 바람을 시작하면서 '누가 보긴 보겠어?' 하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학우 여러분들이 저희의 상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관심을 보여주셔서 굉장히 놀라왔고 행복한 경험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또 '바람' 이외에도 만족스러운 일이 있었는데요. 올해 개인적으로 몇 가지 대외활동을 했었습니다. KTV 한국정책방송원에서 캠퍼스 기자로 활동했었고 CJ에서 하는 티빙시대에서도 일했었어요. 티빙시대는 뜻깊은 경험이었고 캠퍼스기자로 활동하면서 많은 리포트를 만들었고 운이 좋아서 상을 받게 되서 학교 메인 홈페이지로 올라가는 영광스러운 일을 경험했습니다. 이런저런 활동 때문에 정말 정신없고 힘든 연도였지만 그만큼 얻은 것이 많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불만족스러운 이유를 말하자면, 2012년은 제게 만족스러운 일이 있었던 반면에 제 개인적으로는 힘든 일이 많았던 해였습니다. 개인적인 일이 많았는데, 모든 걸 놓고 포기하고 도망치고 싶을 정도로 심한 스트레스와 감정적인 것에 휘둘리다가도 이성이 절 놓아주지 않았고, 또한 바람같이 항상 그룹에서 같이 일을 해왔기 때문에 나 혼자 망하더라도 그룹에게 피해를 주면 안되겠다는 생각으로 지금까지 왔습니다. 감정과 이성이 서로 냉전을 벌이면서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었던걸 제 스스로의 감정적인 것 때문에 더 많은 것을 하지 못하지 않았었나. 그런 생각이 드네요. 아쉽죠.





폭풍대외활동. 나에게 확신이 생겼을까.

     대외활동이 다 하나같이 맘에 드는 건 아니었고, 사실 대외활동을 많이 했다기에는 요즘 워낙 많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 있어서 저는 많이 하는 축은 아닌 거 같아요. 제가 대외활동을 고르는 기준이 내가 하고 싶은 일, 장래희망과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고 일을 했었죠. 그래서 지금까지 했던 대외활동들이 미디어 계통에 치우쳐져 있는데 제가 처음으로 했던 대외활동은 드라마 FD로 활동하면서 '거침없이 하이킥', '타짜', '크크섬의 비밀' 등 현장의 가장 낮은 직급인 에프디로 활동을 했었습니다. 거기서 시작해서 가천학교 신문방송학과 산하 소학회인 KIBS에서 국장을 했었고, 또 티빙시대, 캠퍼스기자, 아름방송 시민기자 등등 굉장히 많은 미디어 계통, 특히 기자 쪽에서 활동을 했었던것 같아요. 사실 제가 이런 활동을 통해서 확신이 생겼냐고 물어보신다면....확신보다는 오히려 제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강해진 거 같아요. 자신에 대한 불확실성이 아니라 제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말이죠.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아직도 잘 모르기 때문에 모든 것에 끊임없이 도전하고 있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대외활동을 하면서 지금까지 얻어온 것이 있었고 그것을 바탕으로 제 미래를 설계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실 이런 대외활동들이 있었기 때문에 바람도 있을 수 있었고요. 지금까지 해왔던 대외활동 중에서 가장 큰 수확을 준 건 바람이죠. 지금까지 대외활동들이 기존에 있었던 걸 하는 반면에, 바람은 우리가 만들었고 지금까지 함께 운영해온 단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가장 큰 의미가 있었다고 할 수 있죠.



[가천대 바람]운영의 세가지 중점

    사실 국장이라는 호칭을 정하는데 많이 고민을 했습니다. 저희가 처음부터 바람을 만들었을 때는 어느 누가 데스킹을 해서 포스팅이 나가는 시스템이 아니라 약간 공산주의체제처럼(웃음) 모두가 함께 일을 하고 다 같이 결정하는 체제를 선택했습니다. 저는 그 과정에서 책임을 맡고 있는 책임자라고 생각했고요. 그렇기 때문에 처음에는 바람을 하는 그 누구도 호칭을 갖고 있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어딜 가서 누굴 만날 때 '안녕하세요, 바람책임자입니다'라고 하기에는 받아들이는 사람도 이상하고 말하는 사람도 이상하고요. 그래서 대외적인 호칭을 사용하기 위해서 '국장'이라고 붙이게 되었습니다, 국장이라는 호칭이 그렇게 되었다고 '팀원들이 내 밑에 있다'는 개념과는 거리가 있죠. 그래서 대표자 혹은 '가장 많은 책임을 지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제가 '바람'의 운영자로서 짚고 넘어가고 싶은 세가지가 있어요. 학교를 돌아다니면서 학우들이 바람에 대해 궁금해하시거나 의구심을 갖는 부분인데요. 바람은 일단 어느 누구로부터 재정적인 지원을 받지 않고있는 학생들이 스스로 만든 단체입니다. 어느 곳에 소속되지 않고요, 바람이 '신문방송학과 산하 동아리가 아니냐'고도 하시고 KIBS하고도 연관되어 있지 않느냐고 물어보시는데, 킵스 출신이 구성원에 많은 건 사실이지만 킵스와는 어떠한 관련도 없고, 신문방송학과의 산하에 있는 동아리도 아닙니다. 바람은 그냥 저랑 뜻이 맞는 여러분과 만나서 함께 만든 단체이고 편집권의 자유를 보장받기 위해 어느 누구로부터 지원을 받지 않고 여러분이 눌러주시는 '좋아요'와 '댓글'만을 먹고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분이 저에게 말씀 하시길 '나중에 취업에 도움되려고 이걸 시작한게 아니냐'라고 하시는데 사실 바람에서 근무하는 구성원 모두 다 이미 충분한 대외활동 경험을 갖고 있고 이제 그만해도 될 정도입니다. 하지만 이 사람들이 더 큰 대외활동, 이력서 상으로는 대외활동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바람을 하면서, 아무것도 주지않고 정말 '착취'에 가까운 노동을 소화하면서, 일주일에 이틀을 밤새는 생활을 버틴 이유는 저희가 학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이였기 때문이라고 생각을 해요.
   
   개인적으로는 바람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군대를 갖다오고 나니까 제가 입학한 경원대학교가 없어져있더라고요. 그리고 학과가 속한 단대도 분명히 사회과학대학 신문방송학과였는데, 갑자기 법정대로 갔다가 경상대로 갔다가 다시 법과대로 갔다가 다시 사과대로 돌아오고. 학과이름도 신문방송학과였는데 갑자기 다른 이름으로 변경된다고 그러고. 학교 자체에서 학생들과 의사소통 없이 많은 걸 바꾸고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소통의 문제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소통의 문제가 대표적으로 드러난 예로 교명변경을 하는 과정에서 학생투표를 진행했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이 반대했음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이 그런 의견을 깡그리 무시한 채 총장님의 호를 딴 '가천대학교'로 학교명을 변경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들이 분명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했고 학생의 의견을 대변할만한 무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해서 바람을 시작하게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이런 창립배경과 여러가지 경험을 바탕으로 바람을 운영할 때 중점적으로 두는 세가지가 있습니다. 





1. 학교와 학생과의 정보불균형을 무너뜨리자. 

   이게 첫번째이자 우리가 탄생하게 된 가장 큰 계기이고 가장 크게 중점을 두었던 부분이에요. 저희가 지금까지 금요일마다 표정민 팀원이 작성했던 [가천inside]에서 학교내의 문제에 대해 많은 걸 다뤘습니다. 하와이연수, 잘 안터지는 3G, 등록금 문제, 총학생회, 여학생휴게실, 그리고 학과통폐합 같은 학교의 굵직굵직한 이슈에 대해 다뤘는데 이 코너를 진행하며 느낀 건 가장 최근의 일로 학과통폐합 경우를 든다면, '학과통폐합'은 학생들에게 무척 중요한 얘기입니다. 내가 다니던 학과가 없어질 수도 있고, 내가 다니던 사과대가 없어지고 경상대로 옮긴다고 하고요. 굉장히 중요한 문제도 학교에서는 '학교발전'이라는 미명하에 학생들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하지 않고 있었는데요, 이게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발전'하는 건 가장 중요한 이유긴 하지만 발전이 진정한 발전이 되려면 학생과 학교 사이에 진정한 의사소통이 되어야 하고 모두를 위한 발전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두를 위한 발전이 되기 위해서는 정보가 모두에게 공평하게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그런 문제들을 계속 건드렸던 거고요. 사실 저희가 이런 문제를 다룰 때마다 많은 학생들이 '바람이 운동권이 아니냐' 얘기를 하시는데요, 저희 스스로 운동권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선동을 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학생들 스스로 판단하기를 원했던거죠. '이게 도움이 되는가 도움이 되지 않는가' 그런 학교에 대한 애교심을 바탕으로 정보를 제공했다고 생각합니다.

2. 즐겁고, 재밌게.

   물론 바람 멤버들은 매번 밤을 새야하기 때문에 즐겁고 재밌지만은 않았겠죠(웃음). 굉장히 힘들었을 텐데 힘든 과정을 통해 바람이 탄생했는데요, 사실 구독하시는 학우 여러분이 보기에 즐겁고 재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예를 들어 월화수목금 내내 학교에 대한 문제만 다룬다면 저희는 운동권이 될 수 있겠죠. 재미없고 학생들이 보기 싫은 매체가 될 수 있겠지만 저희들은 학생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정보, 예를 들어 김난도 교수나 최재천 교수의 특강이 될 수 있고, 학교 주변의 맛집을 다룬다거나 아니면 학생들이 정말 궁금해 할만한 것에 대해 설문조사를 하는 등 학생들이 재밌게 볼 수 있는 컨텐츠에 대해서 많은 심혈을 기울였습니다. 또한 그 과정에서 학생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굉장히 노력을 많이 노력했습니다. 아마 많은 여러분이 페이스북의 가천바람과 친구를 맺으셨을텐데, 페이스북의 댓글, 바람블로그의 댓글, 학생들 제보해주시는 것들, 그리고 우리가 어딘가에 앉아있을 때 주변에서 들려오는 얘기를 잘 듣고 '학우들이 이런 것을 원하고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포스팅을 작성했습니다.

3. 학교에 진정한 주인은 학생도 아니고 학교도 아닌 바로 '우리 모두'

    저희는 가천대학교 학생을 위한 SNS 대안언론 바람이라는 표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데, 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가 생각하는 것은 학교의 주인은 모두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발전이 중요하고, 아무리 10대사학이 중요하고, G2 N3가 중요하더라도 학교의 주인인 학생과 학교 모두가 의사소통을 하고 난 다음에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많은 포커스를 두고 활동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지나치게 주인의식을 주장하면 그 자체가 소통불능의 원인이 될 수 있고 그러다보면 다툼이 생기고 싸움이 되고 그렇게 되면 발전이고 뭐고 학교 자체가 굉장히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희가 진정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학교의 주인은 우리 모두이며 그렇기 때문에 학교가 결정하는 모든 일에는 학생의 참여가 필요하고 그래서 학생과 학교의 소통이 중요하다는 점입니다.





다사다난의 07학번

    전문대와 통합하는 과정까지는 사실 많은 문제는 없었어요. 그 당시 지금처럼 이길여 총장이 크게 드러나는 시기가 아니었는데, 그 때 경원대학교 학생들은 굉장한 불만을 가지고 있었는데 학교 측에서는 '학교의 발전을 위해선 어쩔수 없다'해서 그냥 학생들 스스로 누그러뜨린거죠. '이해한다. 통합하자', 어차피 경원대학교나 경원전문대나 같은 캠퍼스 안에 있었고 해서 통합을 했는데 그게 크게 심각한 문제는 없었어요. 문제는 그 다음이었죠. G2 N3가 2007년부터 나왔고 '성장'을 주요로 하는 패러다임을 학교가 밀어붙였는데 그 문제가 표면에 완벽히 드러난게 교명을 변경하는 과정이었죠. 그건 성장 보다는 불통의 과정이었거든요. 학생 94%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학교 측에서는 교명변경을 통과시켰기 때문에 굉장히 많은 문제가 있었던 거죠. 성장, 글로벌 탑 10, G2N3, 그리고 명문사학 도약, 번쩍번쩍한 얘기를 내놓으면서 안에 있는 곪은 얘기들은 하나도 안하고 그런 얘기로 학생들을 세뇌한거라 생각해요. 처음에 바람을 시작할 땐 그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한거죠. '이건 좀 아닌 거 같다'.
   특히 학생들에게 정말 중요한 문제임에도 그것이 공개되지 않는걸 지켜보면서 '정말 학생들만을 위한 뭔가가 필요하겠구나'를 생각을 했죠. 바람이 문제점을 다룰때 마다 운동권으로 보일 수 있어요. 하지만 저희는 절대 운동권이 아닙니다. 건전한 비판을 하기 위해 항상 노력해 오기도 했고요. 





바람의 MANAGER

   바람에서 제 역할이, 특집을 기획하고, 전체를 관리하고, 방향성을 제시하고, 어느 정도의 게이트키핑을 하는건데, 사실 스스로도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았어요. 솔직한 심정으로는 하고 싶은 건 정말 많지만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있는데 왜 하지 않느냐' 라고 하는 것이 하나 둘 쌓이다보면 굉장한 부담으로 남는다는 것이죠. 앞으로 가는게 아니고 뒤로, 뒤로, 뒤로 가는거죠. 바람을 이끌어 가면서 가장 중점을 둔 것은 '우리는 방향성 갖고 앞으로 나가는 것'이지 돌아서 가는 건 절대 아니거든요. 포기해야 할 수 있는 것과 포기하면 안되는 것을 구분 하는 게 책임자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고 생각해요. 저 스스로 무게를 두었던 것인데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회의할 때 '안돼, 그건 아니야' 하는 건, 물론 할 수 있고 좋은 기획이지만 그 기획은 우리가 2보를 갈 수 있는 것을 1보 밖에 못 가도록 막는경우도 있었습니다. 
  결국 조직을 운영하는 것은 '평가'라고 생각합니다. 바람에 대한 좋은 평가가 없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없었겠죠. 하지만 좋은 평가를 얻기 위해 바람멤버들은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습니다. 그만큼 우리에게 많은 일이 있었고, 힘들어도 포스팅을 올린 다음에는 반응이 돌아오기 때문에 '아 우리가 맞는 길을 가고 있구나' 그렇게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거죠. 마치 우리 모두는 과제를 하기 싫어하는데 교수님을 과제를 하도록 push를 하죠. 그런데 결국 학생들은 그렇게 하기 싫어하다가도 마지막에 소감을 쓸 때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하는 것처럼 말이죠. 어느 정도 강제성도 필요한데 사실 저도 새벽 세시에 연락해서 '다 했니?' 물어보고,  연락해서 '연락이 없네?' 물어보고, 할 때 옆에 와서 앉아있고. 그거 저도 굉장히 싫어요. 저 스스로도 부담이 되었는데요 '내가 뭐 대단한 사람이라고. 이 친구들이 나보다 대단한 사람인데 그런 사람들에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그런데 이렇게 하지 않는다면 Delay가 되요. 지금까지 모든 콘텐츠를 하루에 하나씩 업로드를 하는게 꼭 지켜야 하는 일이에요. 그런데 이게 제가 강제하면서 닦달하고 짜증냈던 이유가 이전에 있던 한 사례를 통해서, 서로가 서로를 너무 이해해주고 아주 관대해지다보니까 안하게 되는 거에요. 그건 우리가 정한 목표가 아니었어요. 일단 우리는 언론을 표방하고 있었고, 콘텐츠를 하루에 하나씩 올리겠다고 학우들과 약속을 했고, 업데이트가 늦어지더라도 최대한 빨리 올리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는 Push도 필요하겠구나. 그렇게 해서 지금까지 온 것이고요. 지금까지 팀원들에게 미안한 것도 있고, 각자 사정이 있는 것을 다 알고 있는데도 그걸 말하지 못하고 '해야해.'라고 말할 수 밖에 없는 순간이 왔을 때 가끔 회의감을 느낄 때도 있었어요.



 


학생이 원하는 변화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지금 인터뷰하는 시점에서 이틀 후에 대통령선거가 있는데, 제가 트위터나 신문을 읽으면서 가장 인상깊게 읽은 문장이 있습니다. '비판할 권리를 위해 투표하라' 라는 문장입니다. 민주주의를 유지하려면 민주주의에 참여를 하고, 그렇기 때문에 참여하는 자만이 비판할 수 있는 권리를 얻는다는 문장이었는데요, 이것이 무조건 옳다는 건 아니지만 이 문장을 우리 학교에 대입해 봤을 때 의미하는 바가 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교명변경도 그렇게 반대했는데 학교가 그냥 밀어붙이고, 우리가 학과통폐합을 아무리 반대해도 통폐합되고. '결국 학교가 원하는 대로 학교가 흘러가는게 아니냐' 하는 회의감이 팽배하고 있다는 걸 어딜가나 느낄 수 있는데요, 그렇다고 회의감에 빠져서 '우린 안될꺼야 아마' 하면 정말 아무것도 안될 겁니다. 그러면 학교가 그냥 하라는 대로 우리의 의사소통 없이 그렇게 흘러갈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비판할 권리를 위해서 학교가 하는 일에 우리의 의견과 우리가 원하는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07학번으로 과정을 지켜보면서 속칭 뒷담, 뒤에서 비판을 많이 했습니다. '이건 아닌거 같아' 라는 말을 달고 살았는데요, 사실 그렇게 해서 바뀌었습니까?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냥 우리들끼리 비판하고 욕하고 서로 만족감을 느끼고 정작 나쁜쪽으로 변화하는 것들에 대해 신경쓰지 않았다는 거죠. 우리가 비판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에만 만족했다는 것입니다. 저는 더이상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했고 그것 또한 바람을 시작한 이유 중에 하나였습니다. 내가 학교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생각했고 학교의 진정한 발전을 위해서 학생들이 이러한 의견을 가지고 있음을 개진하기 위한 공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거죠. 한 예로 저는 디시인사이드를 좋아합니다. 가갤러(가천대 갤러리 이용자)를 굉장히 좋아하는데요, 거기에서는 익명성이 있기 때문에 격한 말도 오가고 루머도 왔다갔다 합니다. 하지만 우리학교에서 그처럼 의견교환이 활발한 곳은 없어요. 여기서 밝히자면 바람도 디씨를 참 열심히 봅니다. 하지만 디씨는 정말 소수만 들어가는 사이트이고 이런 의견을 모두에게,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겠다 해서 바람을 시작했어요. 디씨 댓글을 보다보면 가끔 회의적인 댓글을 봅니다. '우리가 여기서 말해봤자 바뀌겠냐'는 식의 내용이죠. 하지만 우리는 '바뀌겠냐'는 생각보다는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으로 바람을 운영해왔고 학생들도 만약 진정으로 비판하고, 싫거나 이건 아니라고 하고 싶은 부분이 있다면 분명하게 의견 표시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더 하고 싶은 말은 진짜 많아요.


   학생은 자기가 '학생은 학교의 주인'이라는 완고한 생각을 가지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중요한 포인트는 학생이 '내가 학교의 주인인데 왜 내 뜻대로 모든게 흘러가지 않느냐'는 생각하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회의감만 더 많이 들 수 있고, 우리 학교에만 2만명에 가까운 학생들이 있는데 그 모든 학생들이 개별적으로 '내가 주인이다'라고 생각하면 그 자체가 주인 없는 학교나 마찬가지죠. 학교의 주인은 학교와 학생 모두 입니다. 그렇기에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되 타협점을 찾는게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그게 민주주의에 맞는 것이라고 생각 하고요. 주인의식을 갖고 원하는 방향을 찾되 고집하시면 안되고 친구들과, 선후배와, 학교와 의사소통이 된 다음에 그 걸 바탕으로 결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죠. 읽으시면서도 회의감을 느끼실 거에요. '우리가 그렇게 해봤자, 학교가 우리말을 들었나?' 물론, 제 생각에도 안들었습니다(웃음) 저 스스로도 헛웃음이 날 때가 많고 사실 욕도 많이 했는데요, 그렇다고 저희가 의견을 개진하지 않은 것 자체가 주인의 한명으로서 의무를 회피하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소통의 문을 두드릴 것이고 학교가 우리의 의견을 들을 때까지 끝까지 두드려야 하는게 필요합니다.



나는 '어떤' 이성민이고 싶습니다.

 저는 항상 도전하는 제가 되고 싶어요. 굉장히 상투적인 말인데요(웃음) 사실 제가 도전하고 싶은 이유는, 고백하자면 매일매일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제가 내리는 사소한 결정들, 학생식당에서 가마를 먹으면 맛있을까 없을까 하는 두려움부터 바람에서 문제점을 다룰 때 학교로부터 제재를 받진 않을까라는 두려움까지 매일매일 많은 두려움을 안고 살아갑니다. 
  사실 삶속에서 두려움을 느끼는건 누구에게나 마찬가지이지만 중요한 점은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해야할 일을 하는가, 하지 않는가에 있는 것 같아요. 그렇기에 저는 두려움을 이기기 위해 도전하고 멈추지 않고 앞으로 가기로 결심했습니다. 스티브 잡스가 스탠퍼드 연설에서 말했던 'Stay hungry, stay foolish'라는 말처럼 저에게는 끊임없는 두려움이 만들어 내는 결핍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저는 그 결핍을 채우고 제 자신을 이기기 위해 멈추지 않고 도전할 것입니다. 바람을 처음 시작했을때 처럼. 






그동안 가천인 이야기를 사랑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