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들어 검찰의 비리 소식이 연달아 터져나오고 있습니다.
서울중앙지검 김광준 검사 : 특수3부장 시절 뇌물수수
서울동부지검 전00 검사 : 여성 피의자와 성관계
광주지금 ㄱ검사 : 사건관계자로부터 향응 제공 받고 수사 편의 봐준 의혹
서울중앙지검 강력부 박00 검사: 피의자에게 자신의 매형을 변호인으로 소개 의혹
......
청결해야하는 검찰들이 일으키는 비리(혹은 비리 의혹)는 우리로 하여금 탄식을 금치 못하게 합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나, 검찰청 블로그에서는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않고 있군요.(12/4 오전 11시 반 기준)
(작게 팝업으로라도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이라는 글귀라도 있을 줄 알았습니다.)
(대검찰청 홈페이지(좌): http://www.spo.go.kr/ , 대검찰청 블로그(대검찰청 비서실 운영)(우): http://blog.naver.com/spogood)
오늘은 검찰 비리 보도의 시발점이 된
김광준 검사 뇌물수수 사건을 중심으로 관련 사건들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1. 사건 발단 - '희대의 사기꾼' 조희팔과 김광준
조희팔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피라미드 사기범이라고 칭해집니다.
<조희팔 사기 사건>
조희팔은 2004년 11월에 대구에 본사를 둔 BMC라는 의료기구임대사업을 시작합니다.
조희팔은 투자자들로부터 돈을 모아 골반교정기, 안마기, 가요반주기 등을 산 뒤 임대해서 이 수익금을 돌려 준다고 합니다.
전국적으로 15개 법인과 50여 개 센터를 설립해 순식간에 투자자를 5만명을 끌어모았습니다.
그 사이 BMC라는 회사 이름도 여러 가지 이름으로 바꿔가며 이 일을 진행합니다.
(엘틴, 벤스, 티투, 챌린, 씨엔, 리브, 리젠, 리버스, 리드앤 등등)
(사진: 시사IN)
결국 조희팔은 3억5천만 원에 이르는 돈을 가지고
2008년 10월~11월 경에 잠적합니다.
그리고 12월 9일에 중국으로 밀항을 합니다.
그 후 2012년 5월 21일 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조희팔의 사망 소식을 발표합니다.
2011년 12월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한국 정서상 장례식을 동영상으로 촬영하는게 맞지 않다(동영상에는 죽은 조희팔의 얼굴을 클로즈업 하고 누군가 촬영 지시를 하는 모습 등)"거나
살아있다는 증언들이 나오기 시작합니다.
조희팔이 자주 드나드는 중국 웨이하이의 골프장 직원들도 올해 초 조희팔을 보았다고 했고
조희팔이 사망했다고 발표된 중국 웨이하이의 한 호텔 관계자도 그 당시 호텔에서 한국인이 사망한 사고가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조희팔 사건 피해자들은 여전히 보상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KBS 시사기획 창 2012/11/20 방송분을 확인하십시오.)
<사건 요약>
ⓐ 2004~2008년 조희팔이 전국적으로 다단계 범죄로 피해액 3조 5천억대 사기 사건을 벌임.
ⓑ 2008년 12월 9일 조희팔 중국 밀항.(밀항 당시 밀항 선주가 해경에 연락했으나 검거 안 됨)
ⓒ 2012년 5월 21일 경찰청이 조희팔 사망을 공식 발표.
ⓓ 비호세력 및 은닉재산 등에 대한 추가 수사 사실상 중단.
ⓔ 조희팔이 살아있다는 의혹과 김광준 검사가 조희팔에게 뇌물수수(2억 4천만)를 받았다는 내용.
이러한 조희팔이 약 4년간 검거되지 않고 있던 이유에 대해
조희팔이 총경급 간부 등 경찰관계자들에게 사건 무마와 밀항을 부탁하며 돈을 건넸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경찰은 조희팔의 은닉 자금을 추적하는 과정에서
김광준 검사의 차명계좌를 찾게 됩니다.
이에 따라 김광준 검사의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착수가 시작된 것입니다.
(사진: 시사IN, 김광준(좌),조희팔(우))
2. 사건 전개 - 김광준 뇌물수수: 조희팔, 유진그룹 등
김광준 검사는 조희팔에게서만 돈을 받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수사 진행 중 유진그룹에서도 두 차례에 걸쳐 6억원을 받은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광준 검사는 조희팔일당, 유진그룹, 전 국정원 직원 부인, KTF임원 등에게서 수뢰한 액수만 9억 7천에 이른다고 합니다.
(조희팔 일당 2억7천, 유진그룹 5억 9600, 전 국정원 직원 부인 8천, KTF임원 2천 등)
(유진그룹 홈페이지: http://www.eugenes.co.kr/)
유진그룹 관계자는
"그룹 회장(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의 동생(유순태, EM미디어 대표)이 평소 알고 지내온 김광준 검사에게 전세자금 명목으로 빌려준 돈"이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김광준 검사도
"가정 사정 때문에 친구와 후배에게 돈을 빌렸을 뿐, 대가성은 없었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하지만 4년이 지난 지금까지 돈을 한 푼도 갚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 사건 절정 - 김광준과 최재경 중앙수사부장
검찰이 이렇게 많은 돈을 수뢰한 것도 모자라
검찰의 핵심 권력(?)이라고 할 수 있는 최재경 중수부장과의 문자메시지 내용이 보도되면서 검찰 개혁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김광준 검사와 최재경 중수부장은 서울대 법대 동기입니다.)
대검 감찰본부 이준호 본부장이 29일 공개한 문자메시지 내용:
김광준 "유진에서 돈 빌려준 거 확인해줬는데 계속 부인만 할 수도 없고 어떡하지?"
최재경 "법에 어긋나는 일을 한 적이 없다. 사실과는 다른 이야기다. 이렇게 하고 구체적인 이야기를 하지 마세요."
김광준 "계속 부인할 수도 없고, 어떻게 기자들을 대해야 할지"
최재경 "강하게 대처, 위축되지 말고 욱하는 심정은 표현하세요."
이러한 문자를 10차례에 걸쳐 '언론 대응 방안'에 대해 문자를 주고 받았지만
최재경 중수부장은 감찰위원회에서 무혐의를 받게 됩니다.
이유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경위나 내용이 진실을 은폐하도록 사주하거나
감찰이나 수사기밀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결국 이 일로 인해 한상대 검찰총장은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 지시를 내리게 됩니다.
(사진:동아일보)
4. 사건 결말 - 한 검찰총장 사퇴, 최 중수부장 사표 반려
한상대 검찰총장의 감찰지시로 인해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 간에 의견대립이 발생했습니다.
지난달 28일 '검찰총장-대검 중수부장 정면 충돌'이라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사진: 중앙일보)
연이은 검찰 비리 등과 중수부와의 대립으로
한상대 검찰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려 하자
한 대검 간부는
"사표를 내고 나간다는 검찰 총장이 검찰 개혁안을 발표하는 것이 사리에 맞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반면 최재경 중수부장이 중수부 폐지를 반대하는 것에 대해
"국민의 시각이 아니라 검찰 조직의 입장에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결국 한상대 검찰총장은 지난 3일 퇴임했습니다.
한편 최재경 중수부장은 사표를 제출했지만 한상대 검찰총장에 의해 반려됐습니다.
5. 마치며(의견)
최근의 언론 보도는 대부분 한 검찰총장-최 중수부장의 대립과
한 검찰총장의 사퇴에만 집중되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사실은 검찰들의 비리입니다.
이는 검찰 조직 전체를 비판할 수는 없는 일이고,
해당 검사 개인의 문제인 것은 맞습니다.
다만, 비리들 하나하나가 가히 충격적인데 비해
'언론의 프레임'이 검찰 내부의 대립(한vs최)에 집중되어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또한 그들의 마무리(?)도 훈훈(?)하면서도 꺼림칙하네요.
한상대 검찰총장과 최재경 중수부장이 열을 올려 싸웠다가
갑자기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퇴하고 서로 싸웠던 최재경 중수부장 사표는 한상대 검찰총장이 반려?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해당 검찰들에 대한 강력한 처벌.
그리고
검찰 개혁에 대한 관심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이러한 비리들이 '검찰'이라는 지위를 이용해 일어난 사건들임을 감안했을 때)
100% 청결한 검찰을 기대하지도 않습니다.
다만 그들 스스로 100% 청결한 검찰이 되고자 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
(그리고 조희팔도 빨리 잡혀 피해자들에 대한 보상도 이뤄졌으면 좋겠네요.)
이상 27회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참고 :
<조선닷컴>. "대검, 서울중앙지검 강력부검사 1억 수수 혐의 수사"…검사실 압수 수색. 2012.12.3.
김태규·김정필.<한겨레>. 돈검사·성검사에 브로커검사까지…검찰 '비리 4연타'. 2012.12.3.
<MBC PD수첩>. 꿈의 재테크인 줄 알았습니다. 2008.12.9. 방송분.
<SBS 그것이 알고 싶다>. 4조원대 다단계- 조희팔의 사기수법을 해부한다. 2009.2.28. (다시보기 불가, 글 내용 참조)
정희상. <시사IN>. 제이유 뺨친 조희팔의 금융 다단계. 2008.12.9.
<KBS 시사기획 창>. "조희팔이 살아있다". 2012.11.20.
배민욱. <뉴시스>. 경찰, 다단계 사기범 조희팔 생존여부 中공안에 요청. 2012.11.26.
정희상. <시사IN>. 조희팔 돈 받은 검찰 특수부장. 2012.11.14.
<조선닷컴>. 김광준 검사 구속영장 발부. 2012.11.19.
규교형·윤은용. <경향신문>. '9억7000만원…김광준, 검사 수뢰액 역대 최고. 2012.11.19.
이경미. <한겨레>. 최재경 중수부장 '김광준에 조언' 내용 뭐기에…. 2012.11.29.
<KBS 뉴스>. "최재경 중수부장 무혐의…성추문 검사 해임 권고". 2012.12.4.
최연진. <조선일보>. 대검, '비리검사'에 언론대응 조언한 중수부장 "무혐의 종결". 2012.12.4.
문병주·신새롬. <중앙일보>. 자기 조직 챙기는 최재경 vs 그냥 안 나간다는 한상대. 2012.11.30.
최창봉·전지성. <동아일보>. 한상대-최재경 '중수부 폐지' 불퇴전… 둘 중 한명은 치명상. 2012.11.29.
'지난컨텐츠 > 씩군의 시사노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씩군의 시사노트 에필로그] (6) | 2012.12.19 |
---|---|
[씩군의 시사노트 28회<마지막회>] "나는 안철수 후보 지지자였습니다." (4) | 2012.12.12 |
[씩군의 시사노트 26회] 한미FTA의 첫 균열? 론스타펀드(Lone Star Funds) (4) | 2012.11.28 |
[씩군의 시사노트 25회]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파도 너~무 아파! ─ 캠퍼스푸어 (2) | 2012.11.21 |
[씩군의 시사노트 24회] <사망유희 1탄> 진중권 vs 변희재 "NLL과 통일" (1) | 2012.11.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