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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컨텐츠/씩군의 시사노트

[씩군의 시사노트 19회]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

이 게시물은 개인의 의견이며 가천대학교와 무관합니다. 바람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시사노트 정주헌입니다.

오늘은 구미 불산가스 누출 사고에 대해 다뤄보고자 합니다.

뉴스에서 계속해서 보도가 되곤 있지만,

정보 과잉으로 무심코 지나치셨던 분들에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1. (주)휴브글로벌

이번 사고는 지난달 27일, (주)휴브글로벌이라는 회사의 구미 공장에서 발생했습니다.

휴브글로벌의 공장은 충북 음성과 경북 구미에 있습니다.

(구미 공장 : 경상북도 구미시 산동면 봉산리 324 10-1블록 43롯트

음성 공장 :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상곡리 759 음성하이텍산업단지

서울 본사 : 서울시 영등포구 문래동 3가 82-29 우리벤처타운2 610호)

휴브글로벌은 1998년 6월에 설립되었으며 당시 이스트케미칼로 창립하였습니다.

2004년 2월에 현재의 이름인 휴브글로벌로 상호를 변경하였습니다.

2008년 8월에 구미 공장이 설립되었죠.

 

휴브글로벌은 화학산업을 주요 사업으로 삼고 있습니다.

 

2. 사건 발단

9월 27일 오후 3시 43분경 일어난 사고 였습니다.

“직원들이 불산을 실은 20t규모 탱크로리에서 공장 안으로 호스를 연결해 가스를 주입하던 중 공장 안 저장탱크 쪽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사진: 연합뉴스, 조선일보에서 재인용>

 

사고 당시 처음에는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고 보도가 되었습니다.

(언론마다 사상자 8명 등 다소간의 차이는 있었습니다) 

당시 불산(불화수소산)이 유출되어 인근 공장, 봉천리, 임천리 주민 1000여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습니다.

 

이후 사고는 폭발이 아닌 가스유출 사고로 결론났습니다.

"업체 직원들이 두 대의 20t 짜리 탱크로리 가운데 한 대의 불산을 모두 옮긴 후 두 번째 탱크로리의 불산을 옮기기 위해 호스를 연결하던 중 가스유출 사고가 발생"

 

문제는 초동대처 미흡과 정부의 안일한 대처가 화두가 되고있죠.

구미소방서에 따르면

119소방대는 사고 당시 불산 중화 조치를 하지 않은 채 물만 뿌려 희석시키는 데 그쳤다고 합니다.

맹독성 화학물질인 불산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소석회 등을 뿌려야하는데 이를 구하지 못했다고 하더군요.

사건이 발생하고 2시간 20여분이 지나서야 소석회 14포대를 확보했으나 교통통제로 현장에 지급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공장근로자와 주민대피도 사고 발생 후 3시간 30여분만에 이뤄졌다고 하네요.

 

3. 불산

불산. 불화수소산(Hydrofluoric acid)의 줄임말 입니다.

혹은 플루오린화수소산이라고도 합니다.

 

이번 사고는 플루오린화수소(HF, Hydrogen Fluoride)라는 무색의 기체가

공기에 포함된 수분과 혼합되면서 플루오린화수소산이 형성된 것입니다.

 

불산은 1771년 스웨덴 화학자 셸러(Carl Wilhelm Scheele)가 처음 발견했습니다.

불산이 유리를 녹이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 당시에도 알았다고 합니다.

 

플루오린화수소는 플루오린화칼슘(형석, CaF2(S))과 진한황산(H2SO4)을 반응시켜 제조합니다.

플루오린화수소를 냉각시켜 액체로 만들면 순수한 불산이 되는 것입니다.

인산칼슘염과 황산을 반응시켜서 인산을 생산하는 공정에서도

플루오린이 불순물로 결합되어 인산칼슘염을 사용하는 경우 플루오린화수소를 부산물로 얻을 수 있다고 하네요.

 

불산은 독성이 강합니다. 피부조직에도 침투하는 성질을 지니고 있습니다.

플루오린화수소산은 피부조직에서 일부 해리가 되어

수소 이온(H+), 플루오린 이온(F-)으로 나뉘게 됩니다.

 

문제는 플루오린 이온(F-)에 있습니다.

플루오린 이온이 체내에서 존재하는 칼슘이온(Ca2+) 혹은 마그네슘이온(Mg2+)과 반응하여

불용성 염인 CaF2(s) 혹은 MgF2(s) 를 형성하기 때문입니다.

채네의 칼슘, 마그네슘 이온이 정상수치보다 낮아지면 전해질 균형이 깨집니다.

뼈와도 반응해 뼈를 상하게 한다는군요.

불산에 노출된 피부조직은 점성을 띠는 액체 덩어리처럼 변하고 괴사가 진행이 된다고 합니다.

플루오린 이온과 칼슘이온(Ca2+)이 결합되면서 신경말단을 자극하는 포타슘이온(K+)이 대량으로 방출되기 때문에

심한 통증을 느끼며, 심할 경우 심장마비까지 이어진다고 합니다.

호흡기를 통해 폐에 들어갈 경우에는 폐 조직을 괴사하게 될 것입니다.

약한 경우라 하더라도 폐 내에 물집을 형성하여 호흡이 곤란해지면서 죽을 수 있습니다.

(혐오스러울 수 있어서 피부 괴사 사진은 삭제했습니다.)

 

식물의 경우에도 식물조직에 흡수되어

대사를 할 수 없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렇게 변하여 고사하고 마는 것이죠.

 

플루오린이 무조건 나쁜 것 만은 아닙니다.

학창시절을 떠올려보면 어렸을 적 불소(플루오린)로 구강 청소(?)를 했던 것이 기억나네요.

플루오린은 치약에서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충치 예방 효과 때문이랍니다.

 

4. 늑장 대처

정부에서는 8일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어

구미 불산가스 누출사고 피해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습니다.

사고 발생 12일만에 내려진 결정입니다.

합동조사단 파견도 사고 발생 일주일 후에 시작되었습니다.

 

정부가 늑장을 부리는 사이,

지역민들은 보금자리를 잃고 피해는 더욱 커졌습니다.

농작물은 말라죽고, 가축들은 이상 증세를 보입니다.

5명이 죽고, 18명이 부상을 당했으며, 피해자가 계속해서 나타나고 있습니다.

병원 치료를 받은 사람만 3,000명을 넘어섰다고 합니다.

 

정부는 피해규모 축소에만 급급해 하고 있습니다.

이에 분노한 지역민들은 단체 소송을 제기하는데 이르렀습니다.

국정감사도 진행되고요.

 

지금도 분 단위로 기사들이 올라오고 있습니다.

"안전관리자가 자리를 비웠다."

"휴브글로벌이 안정성 평가를 받지 않아오고 있었다."

"(근로자가) 안전 장구를 착용하지 않았다."

"드럼펌프 수리기사 만나는 도중 가스가 유출됐다."

"업체 공단 입주부터 문제가 있었다.(불산에 대한 면밀한 검토 없이 입주)"

등등... 새로운 기사가 계속해서 올라오고 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도 피해를 입은 주민분들과 근로자 생각에 가슴이 너무나도 아픕니다.

정부의 대처가 조금이라도 더 빨랐다면, 피해는 그만큼 더 적었을텐데요...

정장들은 참 멋지게 빼입어

 

이상 마치겠습니다. 읽어주신 여러분 감사합니다.

 

참고 :

휴브글로벌 홈페이지(http://www.hube.co.kr/)

최슬기. <경향신문>. [속보] 경북 구미 공장서 폭발 사고. 2012.09.27.

<조선일보>. 구미4공장 공장 폭발사고 8명 사상…유독가스 유출 주민 대피. 2012.09.27.

백주희. <동아일보>. 23명 사상 구미공장 사고, "폭발 아니라 가스 유출". 2012.09.28.

노인호. 추종호. <영남일보>. '구미 가스 누출' 미흡한 초동대처 禍(화) 키워. 2012.09.29.

여인형. <네이버캐스트>. [화학산책] '불산'이라고 불리는 화학물질 플루오린화수소산. 2012.10.08.

<경북매일>. [사설] 구미불산가스 누출사고, 늑장대응의 표본. 2012.10.09.

안상준. <메디컬투데이>. [국감현장] 휴브글로벌 구미공장, 설립 이후 작업 측정 '無'. 2012.10.09.

최종무. <영남일보>. "불산 유독성 면밀 검토없이 産團(산단,산업단지) 입주허가". 2012.10.09.